






떠날 때, 제주를 담아 가는 주머니
섬주머니는 태초의 작은 섬에서 여섯 친구를 데리고 제주로 왔습니다. 여행자는 자기를 고른 친구 하나와 제주의 기억 조각을 주머니에 담아 육지로 데려갑니다.







옛날 옛적, 거대한 설문대할망이 치마에 흙을 담아
바다 한가운데 부으니 그곳이 제주가 되었어요
할망이 걸을 때마다 치마의 터진 틈으로 흙이 흘러내려
제주 곳곳에 360여 개의 오름이 되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
그 치마엔 주머니도 하나 매달려 있었어요
끈이 닳고 닳더니, 툭 —
주머니는 그대로 바다로 떨어졌어요
얼마나 오래 떠 있었을까요
주머니는 친구들을 안은 채
파도에 실려, 바람이 미는 대로 떠갔어요
돌고 돌아 닿은 곳은
섬의 머리라 불리는 도두 바닷가였어요
여기서, 함께 살아볼까?







그리고 지금, 일곱 친구가
이 돌담 앞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 계속 스크롤
MEET THEM
하나씩 인사합니다
일곱은 저마다 다른 자리에서 왔습니다.
아래로 내리면 하나씩 내려옵니다.
↓

SEOM JUMONI
섬주머니
비어 있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 몸
- 주머니 그 자체 — 일곱 중 유일하게 주머니 몸을 가졌다
- 만난 곳
- 도두 바닷가. 친구들을 데리고 처음 닿은 자리.
- 성격
- 자기가 무엇을 담을지 미리 정하지 않는다.
- 주는 기억
- 담아 갈 수 있다는 감각. 여행이 끝나도 손에 남는 것.

MULGYEORI
물결이
돌아오는 게 나쁜 건 아니야
- 몸
- 파도 그 자체
- 만난 곳
- 도두 앞바다. 방파제 안쪽에서 하루 종일 같은 자리를 왔다 갔다 한다.
- 성격
-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바뀐다. 그래도 결국 같은 자리로 돌아온다.
- 주는 기억
- 파도 소리. 육지에서 눈을 감으면 제일 먼저 돌아오는 것.

SUMBI
숨비
숨은, 참는 것보다 뱉는 게 어렵다
- 몸
- 사람 — 성인 제주 해녀
- 만난 곳
- 이호테우에서 도두로 이어지는 갯바위.
- 성격
- 말수가 적다. 대신 물때와 어종, 계절의 맛을 정확히 안다.
- 주는 기억
- 숨을 참았다가 내쉬는 법. 물 밖으로 나올 때 내는 그 소리가 이름이 됐다.

OREUMI
오르미
368개 중에 하나면 충분해
- 몸
- 오름 그 자체
- 만난 곳
- 제주 한복판. 368개 오름 가운데 하나.
- 성격
- 느리다. 서두르는 법을 아예 배운 적이 없다.
- 주는 기억
- 천천히 올라도 결국 꼭대기라는 것.

GYULDONGI
귤동이
열네 그루로 시작했어
- 몸
- 감귤 그 자체
- 만난 곳
- 서귀포 과수원. 1911년에 심은 열네 그루의 자손이다.
- 성격
- 단맛과 신맛을 같이 낸다. 어느 쪽도 숨기지 않는다.
- 주는 기억
- 겨울에 손이 시려도 까게 되는 것.

SALLANGI
살랑이
잡지 마. 대신 계속 올게
- 몸
- 바람 그 자체 — 열린 곡선으로만 그린다
- 만난 곳
- 동쪽 억새밭. 성산 쪽에서 자주 보인다.
- 성격
- 붙잡히지 않는다. 붙잡으려 하면 그냥 지나간다.
- 주는 기억
- 머리카락이 한 방향으로 눕던 순간.

DOLMONG
돌몽
다 막으면 오히려 넘어져
- 몸
- 구멍 난 현무암 그 자체
- 만난 곳
- 서쪽 돌담길. 밭과 밭 사이에 줄지어 서 있다.
- 성격
- 구멍이 많다. 그래서 바람을 막지 않고 통과시킨다.
- 주는 기억
- 막지 않아서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 제주 돌담이 태풍에 버티는 이유다.
MAP
일곱 친구가 사는 자리
친구마다 처음 만난 자리가 다릅니다. 섬 위를 눌러 보세요.
섬 위의 친구를 눌러 보세요 · 옆으로 밀 수 있어요
STORY
섬주머니가 제주에 온 이야기
할망이 치마에 흙을 담아 섬을 부었다
제주는 설문대할망이 치마에 흙을 담아 바다 한가운데 부어 만든 섬입니다. 그 과정에서 치마의 터진 틈으로 흘러내린 흙이 여기저기 떨어져 오름이 되었습니다. 남은 흙을 일곱 번 떠다 놓아 한라산을 세웠고, 봉우리가 너무 뾰족해 꺾어 던진 것이 산방산, 꺾여 파인 자리가 백록담이 되었습니다.
그 치마에는 주머니가 하나 있었다
거기엔 흙만이 아니라 섬이 될 것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주머니에서 떨어진 것들은 오름처럼 굳지 않고 제주의 것 그대로가 되었습니다 — 파도, 해녀, 오름, 감귤, 바람, 현무암. 그래서 여섯은 사람을 흉내 낸 캐릭터가 아니라 자연물 그 자체입니다. 할망의 손을 거치지 않고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할망이 물장오리에서 생을 마쳤다
할망은 무릎을 넘는 물이 없을 만큼 컸습니다. 누우면 다리가 북쪽 관탈섬에, 발이 남쪽 문섬·범섬에 닿았습니다. 그러나 용연에서는 발목, 서귀포 홍리물에서는 허벅지까지 차던 물이 물장오리에 들어서자 끝이 없었고, 할망은 거기서 생을 마쳤습니다. 남은 것은 주머니뿐이었습니다.

주머니만 섬을 돌고 돌았다
할망이 사라진 뒤에도 주머니는 섬을 돌았습니다. 그 안에서 여섯은 아직 모양이 다 잡히지 않은 채로 뒤척였습니다.
섬의 머리, 도두에 닿았다
돌고 돌던 주머니는 마침내 도두(島頭) — 섬의 머리라 불리는 바닷가에 닿았습니다. 거기서 입이 벌어지고, 여섯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한 섬친구가 당신을 선택했습니다
여행자는 자기를 고른 친구와 제주의 기억 조각을 섬주머니 파우치에 담아 육지로 데려갑니다. 고르는 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늘 친구 쪽이 먼저입니다.

설문대할망 설화는 제주에 전해 내려오는 구전 설화입니다. 치마에 흙을 담아 섬을 만든 것, 터진 틈으로 흘러내린 흙이 오름이 된 것, 일곱 번 떠다 한라산을 세운 것, 산방산과 백록담, 물장오리에서 생을 마친 것은 전해 오는 이야기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디지털제주문화대전). 치마에 주머니가 있었다는 것과, 그 주머니가 도두에 닿았다는 것은 저희가 덧붙인 이야기입니다. 설문대할망과 도두를 잇는 전승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도두(島頭)가 ‘섬의 머리’라는 지명 설은 문헌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PATCH FIELD GUIDE
와펜 도감
같은 소재를 늘 두 가지로 만듭니다. 이름과 표정과 성격이 있는 캐릭터형, 그리고 얼굴 없이 관찰만 남긴 비캐릭터형. 파우치 위에서 두 감도를 섞지 않습니다.
GOODS
굿즈
지금까지 나온 시안 아홉 가지입니다. 글자가 없는 것은 중화권 여행자에게 그대로, 제주어가 들어간 것은 선물용으로 갑니다.









STORE
도두 2층, 바다 보이는 자리
여행자가 마지막으로 들르는 곳이 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고른 친구를 그 자리에서 파우치에 붙여 갑니다.
- 주소
- 제주 제주시 서해안로 242 · 2층 (1층 섬횟집)
- 업태
- 제주 소품·기념 편집숍. 건어물 「해송포」는 안쪽 부스 하나로 들어갑니다.
- 상태
- 준비 중 — 개점일은 정해지면 이 자리에 올립니다.